#1 의문의 저평가 주식, 프로텍
0. 투자하는 개발자 소개 투자와 개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며 '묻지 마 투자'를 지양합니다. 데이터 기반 bottom-up 방식으로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은 종목을 발굴하기를 좋아합니다. 현재 1700여 기업의 재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무료 분석 사이트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
의문의 저평가 주식, 프로텍
흥미로운 주식을 발견했다. 사이트를(아직 이름을 정하지 못해서 당분간 사이트라고 하겠다) 개발하는 중에 "프로텍"이라는 기업이 눈에 띄었다. 먼저 아래 사진을 살펴보자. 아래 사진은 사이트로 프로텍을 분석한 결과이다. 분석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기업인가?", "돈이 많은 기업인가", "투자 대가의 전략" 총 3가지 측면으로 진행했다.
첫 번째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기업인가?", 두 번째 "돈이 많은 기업인가" 항목으로 대략적인 재무 수준을 알 수 있다.
프로텍은 매년 작년보다 돈을 많이 벌고 있으며,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쌓아 놓은 돈도 전체 상장회사 중 상위권으로 부자 회사라 볼 수 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눈에 띈다. 프로텍의 영업이익률을 자세하게 살펴보자.
영업이익률이 약 26%로 굉장히 놀라운 수준이다. 이렇게 매년 이익이 상승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놀라운 수준이고, 부자 기업이니까 주가도 이를 반영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투자 대가들이 사용하는 도구로 프로텍의 주가 수준을 살펴보았다. 과연 이 돈도 많이 벌고 부자 기업인 프로텍의 주식을 어떻게 바라볼까? 아래 사진을 살펴보자. 아래는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조엘 그린블라트와 같은 투자 대가들이 사용했던 도구로 바라본 결과다.
응? PER가 굉장히 낮다. 적어도 PER는 10배 이상일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성장률 대비 주가 상태를 알려주는 PEG는 0.02에 불과하다.
* 일반적으로 시가총액 대비 이익을 많이 실현하고 있으면 프로텍처럼 조엘 그린블라트의 이익수익률이 상위권에 해당되며, PER(주가수익비율)가 낮다. 그리고 이익성장률(주당순이익 성장률) 대비 PER를 보여주는 PEG는 0.5 이하의 수준을 보인다.
프로텍은 한눈에 봐도 저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 19로 인한 일시적인 저평가 착시현상이 아니었다. 코로나 19 발병 전인 2017.12부터 2019.12까지의 PER를 살펴보면 예전부터 낮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굉장히 흥미로운 주식이다. 기업실적도 좋고 재무구조도 우수하지만 왜 저평가를 받고 있을까? 일단 답을 찾기 위해선 프로텍의 사업을 이해해야 될 듯 싶다.
About 프로텍
프로텍은 디스펜서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이다. 특히 반도체, 스마트폰, LED 공정에 들어가는 디스펜서 기계를 제조한다.
"디스펜서가 뭐야?"
디스펜서는 노즐을 이용해서 에폭시 및 실리콘 등의 수지를 이용해 도포하는 장치이다. 주로 언더필, 댐앤필 공정에 사용된다.
나처럼 "응? 그래서 디스펜서가 뭐야?" 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면 아래 영상이 도움이 된다.
저렇게 생긴 기계로 접착제?를 뿌려 부품끼리 붙이거나 특정 공간을 메우는 장비라고 이해하면 쉽다. 얼마나 빠르고 정밀하고 하는지가 디스펜싱 기술의 핵심이다. 그중에서도 프로텍은 하이엔드급 디스펜서를 제조해 삼성 LED, SK하이닉스 등의 국내 대형 기업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 대만 등 해외 판매 비중도 높다.
이제 프로텍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 알았으니까 이제 저평가의 원인을 찾아보자
저평가 원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산업
결론부터 말하면 디스펜서는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산업이라 한다. 산업 관계자의 인터뷰를 살펴보자. 탑솔루션(주) 이도형 대표 인터뷰에 따르면 “사실 디스펜싱 작업은 없어지는 공정으로 여겨졌다. 단순한 디스펜싱 작업을 요구하는 패키징 업체들은 언더필, 댐앤필 공정들이 몰딩으로 지난 4~5년 전에 넘어갔다."
또한 프로텍 박준상 부장은 "올해(2019년) 디스펜싱 시스템 시장은 쉽지 않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디스펜싱 설비 투자시장은 정체된 모습이 예상된다. 모바일 업종의 니즈는 꾸준하겠지만 예년보다 조금 줄어든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고, 반도체 업종 특히, 후공정 업체들의 수요 또한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디스펜서 산업이 과거처럼 성장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오히려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진입한 것인지 우려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장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다른 원인도 살펴보자.
후방산업의 특징
아래 판매방식을 보면 프로텍은 주문제작 방식으로 디스펜서 산업이 후방산업인 것을 알 수 있다. 후방산업은 큰 특징이 하나 있다.
만약 전방산업이 불황에 빠지게 되면 전방산업에 속한 기업은 투자를 줄이게 되고, 후방기업의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마치 자동차산업이 불황에 빠지면 후방산업인 자동차 부품제조 기업은 큰 타격을 받듯이, 반도체나 스마트폰 시장이 불황에 빠지게 되면 프로텍의 디스펜서 발주는 줄어들게 된다.
"이런 후방산업의 특징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까?"
하나의 예로 2018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하락하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프로텍의 고객사이자 전방기업이다. 2018년 프로텍은 실적이 좋았음에도 전방기업의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프로텍의 주가 또한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물론 주가를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하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다.)
결론
"파이가 축소되는 디스펜서 시장과 후방산업의 특징이 저평가의 원인?"
디스펜서 시장 파이 축소와 전방산업의 주가 하방 압력이 그동안의 주가를 낮췄다기엔 부족한 느낌이다. 아직 저평가의 원인을 해소하지 못한 듯하다. 내공이 부족하여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인지. 정말로 주가가 내재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결론은 프로텍의 주식이 좋은? 가치투자에 적합한? 주식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좋은 기업임에는 분명하다. 덤으로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며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경영진이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만큼 프로텍의 주식은 지켜볼만하지 않을까
투자 시 유의사항
1. 디스펜서 시장의 반전
성장이 멈춘 디스펜서 시장의 반전이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생산 공정들이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제품군의 신뢰성을 제고를 위해 밑을 메우는 작업인 언더필(Underfill) 디스펜서가 다시 부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리적 충격을 많이 받는 휴대용 기기나 열적 충격을 많이 받는 초고속 통신기기에 정밀한 언더필 공정이 추가되면 제품의 내구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프로텍 박준상 부장은 "최종 전자기기의 휴대성 및 이동성을 높이는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대형 고객사에서 언더필 공정 적용 부문을 확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기존에 적용하지 않았던 제품 혹은 부품에도 언더필 적용을 점차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모바일 업종뿐만 아니라 반도체 패키징 업종에서의 요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사는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고 위와 같은 시장 상황을 기대하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2. 높은 영업레버리지 구조
프로텍은 높은 영업레버리지 구조이다. 영업레버지리지가 높다는 것은 고정비 비중이 큼에 따라 매출액이 상승(하락) 변동폭보다 영업이익 상승(변동) 변동폭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높은 영업레버리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시장이 활황일 땐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하지만 불황일 땐 그만큼 하락할 수 있다. 더군다나 프로텍은 후방산업의 특징까지 이중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앞으로 상황이 개선된다고 생각하면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현재 26%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기대해볼 만하다. 반대로 코로나 19 등의 영향으로 디스펜서 시장이 악화된다고 생각하면 투자를 유보하는 것을 권한다. 높은 영업레버리지로 매출액이 작년 대비 6% 상승하여 영업이익이 43% 상승했던 것처럼 반대로 매출액이 6% 하락한다면 영업이익은 43% 하락할 수 있다.
3. 다소 높은 매출채권
2019년 말, 프로텍은 아직 받지 못한 돈이 266억이 있다. 이는 순이익 374억의 70% 수준이다. 1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8~9개월치 월급을 받지 못한 것과 유사하다. 작년에는 무려 1년 5개월 월급을 받지 못했다.
다행히 절반 정도는 회수했으며, 처음 언급한 것처럼 프로텍은 부자 회사이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 현금으로만 714억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2년 정도는 월급을 받지 못해도 여유? 가 있다. 그렇지만 절대적으로 매출채권은 높은 수준이며, 경기 악화로 매출채권이 상승할 경우 높은 영업레버리지 구조만큼이나 위험한 상항을 초래할 수 있다.
참고자료
1. 프로텍 2019 사업보고서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0330003798
2. '경제 버팀목' 반도체, 너마저…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24/2018072400150.html
3. 중앙일보 "이제 반도체 잔치 끝났다"···삼성·SK하이닉스 비상 선포https://news.joins.com/article/23250891
4. 프로텍, 언더필용 디스펜서 개발https://m.etnews.com/200206030079?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OO3M6NzoiZm9yd2FyZCI7czoxMzoid2ViIHRvIG1vYmlsZSI7fQ%3D%3D
5 .디스펜싱 절대강자 ‘프로텍’, 모바일 업체의 ‘러브콜’ 이어져 http://www.smtfocus.co.kr/article/articleView.asp?c_no1=&idx=1236
6.디스펜서 이끄는 2곳, ‘카메라모듈’ & ‘반도체 패키징’ http://www.smtfocus.co.kr/article/articleView.asp?idx=1021
7. 시장동력 3가지 ‘카메라모듈’, ‘OLED’, ‘자동화’ http://www.smtfocus.co.kr/article/articleView.asp?idx=1232
8. 디스펜서 영상 https://youtu.be/Z72Kt0Nd_Mw